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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나 어른이나 절대 따라하면 안 되는 마개조. 그러나 어떤 바보는 그걸 합니다. 정말로..
예전에는 그냥 빠른 게 장땡 오버 잘되면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팬을 더 붙인다던가 하는 쿨링에 신경을 썼습니다만, 나이를 먹으니 왠지 컴퓨터에서 나는 각종 소음에 슬슬 짜증이 나는 겁니다. 그래서 날을 잡아 컴퓨터를 저소음으로 다시 손보기로 하고 케이스 흡/배기팬 제거, VGA 쿨러 제거, CPU 쿨러에 팬 컨트롤러 장착 등의 메뉴를 짜다가 파워의 팬을 그냥 둘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 궁리를 시작했습니다. 사용 중인 파워는 힘만땅 EG465P-VE. 8, 9년전 구입 당시 10만원을 넘는 고급형 파워였고 아래쪽 90mm 흡기팬과 뒤쪽 80mm 배기팬을 가진 듀얼 팬 구조에 팬 컨트롤러까지 내장된 놈입니다. 이걸 어떻게 요리할까 생각하다 80mm 배기팬을 없애고 90mm 흡기팬을 요즘 나오는 놈들처럼 120mm로 바꿔보자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보통은 이쯤 되면 그냥 파워를 새로 사자는 생각을 하는 것이 정상입니다. 그러나 이 시점의 저에게는 그런 선택지가 전혀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나름 고급 파워', '팬만 개조하면 OK' 이런 생각뿐이었죠. 고난의 길은 여기에서 시작됩니다. 일단, 전자상가로 달려가 저소음 120mm 팬을 사오고 나서 파워 개조작업에 돌입했습니다. 분해하고 보니 원래 바닥팬이 있던 놈이라서 내부 부품들의 높이에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문제는 뒷면에 붙어있던 부품들이었죠. 팬의 가로 길이가 늘어나니 뒷면의 윗부분에 위치한 팬 컨트롤러나 전원 스위치에 닿아서 들어가지를 않습니다. 어떻게 처리할까 생각하다가 불필요한 100/220V 선택 스위치를 아예 제거한 다음, 그 자리에 전원 스위치를 옮겨 달고, 팬 컨트롤러도 간섭이 없는 위치로 이동시키기로 했습니다. 공간이 부족하니 전원 스위치를 아예 없애버릴까도 생각했지만 일단 남겨놓기로 하고 작업 시작. 우선 90mm, 80mm 팬과 팬 컨트롤러를 분리하고 기판과 연결된 100/220V 선택 스위치 연결선을 자른 후 기판을 들어냈습니다. 남은 것은 기판과 커넥터로 연결되어 있던 AC 인렛과 전원 스위치, 그리고 100/220V 선택 스위치인데, 100/220V 선택 스위치는 고정 볼트를 풀어 제거하고 전원 스위치는 플라스틱 고정 키를 눌러서 바깥쪽으로 빼냈습니다. 100/220V 선택 스위치가 달려있던 구멍이 전원 스위치보다 작기 때문에 실톱과 줄로 철판을 잘라내어 전원 스위치 크기에 맞추어야 합니다. 어차피 90mm 팬을 120mm 팬으로 바꾸려면 바닥판 구멍부터 크게 늘여야 해서 이정도의 작업은 예상된 일이었습니다. ![]() ![]() 다음은 팬 컨트롤러의 개조에 들어갔습니다. 이 파워에는 모듈형 팬 컨트롤러가 들어있는데 이것으로 80mm 배기팬의 속도를 조절합니다. 문제는 팬 커넥터가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3핀 커넥터가 아니라 좀 더 작은 커넥터에 핀 배치도 달라서 다른 팬을 그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안 쓰는 메인보드에서 3핀 커넥터를 뽑아내어 일반적인 팬의 핀 배열로 땜질해 붙였습니다. ![]() 여기까지 마친 다음 뒷면 80mm 팬이 달려 있던 자리에 팬 그릴만 케이블타이로 묶어서 고정시키고, 개조한 팬 컨트롤러를 원래의 전원 스위치 구멍 쪽으로 고정시켰습니다. ![]() 다음으로는 이번 개조의 하이라이트. 아랫면의 90mm 팬을 120mm 팬으로 바꾸기 위하여 더 큰 구멍을 뚫는 작업. 뚜껑 위에 120mm 팬을 올려놓고 위치를 잡은 다음 잘라낼 부분을 표시하고 구멍 뚫기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철판을 잘라낼 마땅한 공구가 없으니 잘라낼 선을 따라 일단 드릴로 한땀 한땀 구멍을 뚫고, 실톱으로 구멍과 구멍 사이를 잘라서 깡통 따듯이 따냅니다. 그렇게 잘라내고 뾰족뾰족하게 남은 부분을 전기 그라인더와 줄을 이용해서 갈아내고, 네 모서리에 팬을 고정할 나사 구멍을 뚫어주면 됩니다. 참 쉽죠? 말은 참 쉬운데.. 이게 정말 보통 빡센 작업이 아닙니다. 장갑을 끼면 움직임이 둔해지니 맨손으로 작업하다 베거나 찔려서 피를 보기도 하고 날리는 쇳가루에 옷도 버려 가면서 아~ 내가 이걸 왜 시작했지? 하는 생각이 뼈에 사무쳤죠. ![]() ![]() 그런데 여기서 문제 발생. 팬이 원래의 전원 스위치 자리로 옮겨 단 팬 컨트롤러에 미묘하게 걸려서 뚜껑이 안 닫힙니다. 아놔.. 그래서 팬 컨트롤러를 바깥쪽으로 다시 옮겨 달았습니다. 또 톱질 신공이 필요했습니다. ![]() 와~ 신난다! 이제 뚜껑도 잘 덮이네요. 시험 삼아 전원 투입을 해 보니 제대로 잘 돌고 팬 소리도 조용하고 아주 괜찮습니다. 이제 조립만 다시 하면 됩니다. 그런데.. 어? 뚜껑 나사 구멍이 안 맞네요? 파워 뚜껑은 앞뒤가 있고 나사 구멍의 위치가 다릅니다. 그래서 앞뒤가 바뀌면 나사 구멍이 2개는 맞지만 2개는 맞지 않아 조립을 할 수 없습니다. 처음에 철판에 절단할 부분을 그릴 때 앞뒤를 뒤집어 놓고 그렸던 겁니다. 이런 설계미스가! 결국 드릴로 파워 케이스에 나사 구멍 두개를 새로 뚫었습니다. 이렇게 조립을 완료하고, 파워 앞쪽의 공기구멍을 막았습니다. 이유는 배기팬이 없어졌기 때문에 흡기팬으로 빨아들인 공기가 기판을 식히고 파워 밖으로 빠져나가야 하는데 앞쪽에 구멍이 있으면 더운 공기의 일부가 다시 컴퓨터 내부로 빠져나오게 되기 때문입니다. 시중의 120mm 싱글팬 파워를 보면 후면의 배기구를 제외한 모든 부분이 막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죠. ![]() 마지막으로, 이렇게 개조가 완료된 파워를 케이스에 다시 장착하면 모든 작업이 끝납니다. 아.. 고지가 저기 보입니다! 그런데.. 또 나사 구멍이 안 맞네요? 파워 케이스의 바깥쪽으로 옮긴 팬 컨트롤러가 또 말썽입니다. 이번엔 너무 바깥쪽에 있어서 본체 케이스에 뚫린 파워 구멍과 간섭을 일으킵니다. 파워를 다시 뜯어서 팬 컨트롤러를 옮긴다고 해도 팬에 안 걸리게 원하는 만큼 옮길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그래서 이번엔 케이스를 실톱으로 잘라냈습니다. OTL ![]() 길었습니다. 정말.. 저소음을 위해 파워 팬을 큰 것으로 바꾸는 마개조는 이것으로 끝입니다. 상처뿐인 영광이라고는 해도, 4일간의 삽질이라고는 해도 어쨌든 해피엔드입니다! ...... 그랬는데.. 그 다음날, 컴퓨터는 켜지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연로하신 파워님의 사망. ![]() Aㅏ!! 그래요. 꿈이나 희망 따위 이 세상에 존재할 리 없죠. 노력한다고 모든 것이 이루어지진 않아요. 그래도 믿고 싶었어요. 우와아앙~ T_T 2011.12.31, 2012.1.1, 1.14, 15 / XT800W / Resize and.. 이글루스 가든 - DIY 나에게 필요한것들을 자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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